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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PLZ페스티벌, 분단의 역사 담긴 ‘화진포의 성’에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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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댓글 0건 작성일 21-05-1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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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 해변에서 열린 제2회 PLZ페스트벌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임미정과 첼리스트 조윤경. 뒤로 보이는 산 속에 일제강점기 전염병 퇴치에 앞장 선 제임스 홀 선교사의 선교기지가 있다.

DMZ에서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제2회 PLZ페스티벌(Peace & Life Zone Festival)이 21일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해변에서 열렸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전염병 퇴치에 앞장선 선교사 제임스 홀의 선교기지 ‘화진포의 성’을 배경으로 한 공연이었다. ‘화진포의 성’은 분단 직후 ‘김일성 별장’으로 사용됐으며 수복 이후 이 일대가 국군이 관리하는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이 이번 화진포 해변 무대 앞에 있다.

PLZ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측은 이런 역사성을 고려해 30여 회에 이르는 올해 공연 마지막 무대를 이곳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언택트 콘셉트와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거리 두기와 열 체크 등을 마친 관객만 해변 무대에 입장할 수 있었다.

페스티벌 감독 임미정 교수(피아니스트·한세대)는 “PLZ페스티벌은 평화와 생태의 지대를 새롭게 인식시키기 위한 문화운동으로 펼쳐지는 공연이기 때문에 자연조건이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음악에 스며들게 하는 자연과의 협연”이라며 “화진포 해변 백사장에 그랜드피아노를 옮기고, 염분 바람을 마다하지 않고 첼로 연주를 하는 것도 생명과 생태 그리고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음악운동”이라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임미정 교수와 첼리스트 조윤경. 21일 화진포 해변.

이번 시즌은 지난 7월 25일 ‘금강산 가는 길’이란 타이틀로 고성 건봉사 무대에서 시작됐다. 이어 인제 화천 철원 양구 등의 DMZ 지역 늪, 계곡, 숲 등의 무대에서 공연이 이뤄졌던 것. 건봉사 무대의 경우 강한 폭우 속 우비를 입은 주한 외국 사절 수십 명이 끝까지 지켜보며 “평화와 생명을 지키려는 고귀한 뜻이 담긴 판타스틱한 무대”라고 입을 모았다.

화진포 해변 무대 첫 곡은 크로스 오버 싱어 김정이 장식했다. 2m 높이 가설 계단에 올라서면 바다와 하늘을 담은 프레임 가운데 서게 되는데 싱어 김정은 이 무대에서 뮤지컬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을 열창했다. 이어 성악가 조수미가 불러 유명해진 곡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와 한태수 곡 ‘아름다운 나라’로 온·오프라인의 청중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곡으로는 자작 곡 ‘평화아리랑’으로 페스티벌의 의미를 살렸다.

시즌2 마지막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피아니스트 임미정의 환상적인 연주였다. 임미정은 윌리엄 질로크의 ‘가을 스케치’로 접경 지역 바닷가의 만추를 화음에 담아 선사했다. 무대 앞으로는 붉게 물든 휴전선 일대 가을 산, 뒤로는 시린 바다와 시시때때로 바뀌는 하늘이 화음에 호응했다.

임미정의 두 번째 곡은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꿈꾸는 일’을 뜻하는 이 곡은 서정적인 선율로 피아노곡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본 멜로디다. 영화 ‘하모니’에서 고난을 이겨낸 두 여인, 모녀 같은 문옥과 유미가 함께 친 곡이다. 임미정의 선곡은 흰옷을 입던 아름다운 민족이 분단의 고난 앞에서 부둥켜안고 이겨내자는 메시지가 담긴 듯했다.

이어진 첼리스트 조윤경과 피아니스트 임미정의 협연은 몽환이라고 할 만큼 눈으로 담는 선율이었다. 백사장 투명 버블 돔에 들어간 두 연주자가 첼로 곡 ‘G선상의 아리아’ ‘꿈을 꾼 후에’ ‘자클린의 눈물’을 선보이자 관객들은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조윤경은 줄리어드음대 출신으로 유튜브상에서 10만 구독자를 지닌 ‘첼로댁’으로 유명하다.
2020년 PLZ페스티벌 공연을 마친 총감독 임미정 교수가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21일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 해변 무대.

시즌을 마감한 임미정 총감독은 “태풍과 긴 장마 속에서 힘들기는 했지만, 이 페스티벌이 2회째를 맞이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볼론티어로 참여해 돕겠다는 분들과 이탈리아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합류가 온라인을 통해 민들레 홀씨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년에는 강원권 접경 지역만이 아니라 경기도 접경 지역 공연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미정은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줄리어드음대와 스토니브룩대에서 공부한 후 한세대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 재단은 소외와 분단, 가난과 편견을 음악으로 극복하자는 취지로 2005년 설립됐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기사 원문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245628&code=612212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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